대만의 실수, 라는 말은
대만이 평소 물건을 잘 만들지 못하는데 이번 물건만큼은 잘 만들었다,
뭐 그런 의미를 내포한 표현이라 하겠다.
그런데 대만은 평소에도 물건을 그다지 못 만들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물건은 의외로 형편없거나
의외로 매우 뛰어난 제품이란 것이다.
직접 써 보니 후자다.
만년필 생활 어언 1년
(원래 초반에 더 깊이 빠지는 법,
백 개까지는 아니어도 많이 적잖이 써봤다)
10만 원 정도의 가격에
이만한 만족감을 주는 만년필은 없었다.
티스토리에 만년필 리뷰를 쓰는 것도 순전히 이 녀석 때문.
포장은 소소하다.
쉐퍼 발로아처럼(물론 발로아를 좋아하지만)
묵직하고 커다란 패키지는 아니다.
심플하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트위스비 만년필 중 최고사양, 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고가의 제품이 다이아몬드 580AL인 것으로 안다.
뭐야 투명이잖아, 무게감 없이,
라고 처음엔 생각했으나
그윽한 빛깔의 잉크를 넣어두고 쓰고 있자면
투명이라 더 좋기도 하다.
3개월 전에 처음 써보게 되었는데
(사실 훨씬 더 된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두자)
참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하나 더 구입했다.
잉크 색깔이 사진과 실제가 조금 다른데,
가넷 레드도 그렇고 이터널 블루도 그렇고
정말 매력적이고 고혹적이며
부드럽고 깊이 있는 느낌이 있다.
이 만년필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길들이기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점.
새 제품을 처음 쓸 때부터 트위스비 특유의 쫀득쫀득함을 맛볼 수 있다.
나는 가는 닙을 좋아해서, 구입한 제품 두 개가 다 EF닙이다.
일본 만년필처럼 가늘지는 않고 딱 적당하다.
애용하는 잉크, 마루젠 한정 이터널 블루.
(마침 말랑카우를 먹고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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