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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리뷰

[만년필] 대만의 실수, 트위스비 다이아몬드 580AL

by leitz 2018. 11. 18.

 

대만의 실수, 라는 말은

대만이 평소 물건을 잘 만들지 못하는데 이번 물건만큼은 잘 만들었다,

뭐 그런 의미를 내포한 표현이라 하겠다.

그런데 대만은 평소에도 물건을 그다지 못 만들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물건은 의외로 형편없거나

의외로 매우 뛰어난 제품이란 것이다.

직접 써 보니 후자다.

 

만년필 생활 어언 1년

(원래 초반에 더 깊이 빠지는 법,

백 개까지는 아니어도 많이 적잖이 써봤다)

10만 원 정도의 가격에

이만한 만족감을 주는 만년필은 없었다.

티스토리에 만년필 리뷰를 쓰는 것도 순전히 이 녀석 때문.

 

포장은 소소하다.

쉐퍼 발로아처럼(물론 발로아를 좋아하지만)

묵직하고 커다란 패키지는 아니다.

심플하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트위스비 만년필 중 최고사양, 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고가의 제품이 다이아몬드 580AL인 것으로 안다.

뭐야 투명이잖아, 무게감 없이,

라고 처음엔 생각했으나

그윽한 빛깔의 잉크를 넣어두고 쓰고 있자면

투명이라 더 좋기도 하다.

 

3개월 전에 처음 써보게 되었는데

(사실 훨씬 더 된 것 같지만 그렇다고 해두자)

참 마음에 들어서 이번에 하나 더 구입했다.

 

 

잉크 색깔이 사진과 실제가 조금 다른데,

가넷 레드도 그렇고 이터널 블루도 그렇고

정말 매력적이고 고혹적이며

부드럽고 깊이 있는 느낌이 있다.

이 만년필의 또 다른 장점이라면, 길들이기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는 점.

새 제품을 처음 쓸 때부터 트위스비 특유의 쫀득쫀득함을 맛볼 수 있다.

나는 가는 닙을 좋아해서, 구입한 제품 두 개가 다 EF닙이다.

일본 만년필처럼 가늘지는 않고 딱 적당하다.

 

애용하는 잉크, 마루젠 한정 이터널 블루.

(마침 말랑카우를 먹고 있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