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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경계선 Gräns

by leitz 2020. 7. 19.

# 인간

# 트롤

# 경계선 Gräns

어둡고, 낮고, 다사로운 이야기일 것이라고 포스터를 보고 처음 생각했다.

다 보고 난 뒤에 이 영화는 어둡고, 낮고, 다사롭고, 슬픈 이야기임을 알았다.

# 냄새

인간이 진화를 하면서 가장 퇴화된 감각이 후각 아닐까 싶다.

주인공 티나는 세관에서 근무하면서 독특한 방식으로 범법자를 감별해 낸다.

처음에는 후각을 이용해 술이라든가 마약과 같은 것을 찾아내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그가 코로 맡을 수 있는 냄새는 그런 것뿐만이 아니었다. 증오심, 수치심의 냄새도 코로 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난 이 설정이 참 마음에 들었다. 물론 인간이 코로 사람 마음의 냄새까지는 맡지 못하겠지만

과연 인간은 감각들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읽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가장 먼저 든 생각은 <경계선>이라는 제목. 이 경계선은 그야말로 중의적인 의미를 띤다.

인간과 트롤(가상의 생명체)의 경계선, 선과 악의 경계선, 다양한 장르의 경계선, 남과 여의 경계선...

따라서 이 영화는 딱히 무슨 장르다, 라고 말하기가 어려웠다.

판타지 같기도 하고 공포물 같기도 하고 인디필름 같기도 하고 스릴러 같기도 하고,

내내 고요하게 흘러가지만 잠시도 눈을 뗄 수 없게 집중하게 만드는 영화.

중의적이기는 하지만

영화가 주는 메시지는 명료하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한 질문

그것은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는 존재"일 것이다.

# 에바 멜란데르 Eva Melander

에바 멜란데르 (출처: 위키백과)

 

영화 중반까지는 주인공 티나는 분장을 한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좀 특이하게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사람 같지 않다거나 하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출처: awardwatch.com

그런데 눈빛을 빼고는 죄다 분장한 것이었다.

티나는 비록 추한 외모였지만 사람의 말을 하고 사람들과 함께 생활하고 악(惡)을 증오하는 선량한 인간이라 생각하였다.

​# 슬픔

영화를 보기 전과 보고 나서

영화에 대해 가지게 된 느낌 '슬픔'이 추가된 것은

이 영화에는 과연 슬픔의 감정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가장 슬펐던 장면은

영화 초반, 산속에서 사는 티나에게 얹혀사는 남자를 두고

누군가(티나의 아버지였던가)가 왜 그 남자와 함께 사냐는 질문에 티나가 한 말,

"그냥 아무나라도 누가 있으면 좋잖아요."


스산한 분위기에

깊은 숲 냄새가 날 것 같은

잘 만들어진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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