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이/詩

문태준, 비가 오려 할 때

by leitz 2015. 7. 7.




비가 오려 할 때


    -문태준


비가 오려 할 때

그녀가 손등으로 눈을 꾹 눌러 닦아 울려고 할 때

바람의 살들이 청보리밭을 술렁이게 할 때

소심한 공증인처럼 굴던 까만 염소가 멀리서 이끌려 돌아올 때

절름발이 학수형님이 비료를 지고 열무밭으로 나갈 때

먼저 온 빗방울들이 개울물 위에 둥근 우산을 펼 때


(맨발, 창비)







절름발이 학수형님이라니...



'산이 >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백석, 흰 바람벽이 있어  (0) 2016.12.18
문태준, 팥배나무  (0) 2015.07.09
문태준, 짧은 낮잠  (0) 2015.06.29
안도현, 양철 지붕에 대하여  (0) 2015.06.23
박정대, 장마  (0) 2015.0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