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詩

최두석, 매화와 매실

leitz 2015. 6. 6. 21:54


매화와 매실

-최두석

 

선암사 노스님께

꽃이 좋은지 열매가 좋은지 물으니

꽃은 열매를 맺으려 핀다지만

열매는 꽃을 피우려 익는다고 한다

매실을 보며 매화의 향내를 맡고

매화를 보며 매실의 신맛을 느낀다고 한다

 

꽃구경 온 객도 웃으며 말한다

매실을 어릴 적에는 약으로 알고

자라서는 술로 알았으나

봄을 부르는 매화 향내를 맡고부터는

봄에는 매화나무라 부르고

여름에는 매실나무라 부른다고 한다. 

 

(꽃에게 길을 묻는다, 문학과지성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