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날
-이동순
그대와 마주 앉아서
해가 아주 저물어버린 날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브 몽땅이나
줄리에뜨 그레꼬의 샹송을 들었던 저녁이었을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서 음악도 꺼지고
길거리의 가로등이 하나 둘 밝아올 때도
우리는 불을 켜지 않고
어둠 속에서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던
어느 흘러간 날이 있었습니다
(꿈에 오신 그대, 문학동네)
'산이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박정대, 장마 (0) | 2015.06.10 |
---|---|
이창기, 심경心境 11 (0) | 2015.06.06 |
최두석, 매화와 매실 (0) | 2015.06.06 |
이병률, 아주 넓은 등이 있어 (0) | 2015.06.06 |
박철, 반듯하다 (0) | 2015.0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