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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詩

이동순, 흘러간 날

by leitz 2015. 6. 6.






흘러간 날

-이동순

 

그대와 마주 앉아서

해가 아주 저물어버린 날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브 몽땅이나

줄리에뜨 그레꼬의 샹송을 들었던 저녁이었을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서 음악도 꺼지고

길거리의 가로등이 하나 둘 밝아올 때도

우리는 불을 켜지 않고

어둠 속에서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던

어느 흘러간 날이 있었습니다

 

(꿈에 오신 그대,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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