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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詩

천양희, 너에게 쓴다

by leitz 2017. 2. 3.





너에게 쓴다

-천양희


꽃이 피었다고 너에게 쓰고

꽃이 졌다고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길이 되었다.

길 위에서 신발 하나 먼저 다 닳았다. 


꽃진 자리에 잎피었다 너에게 쓰고

잎진 자리에 새가 앉았다 너에게 쓴다.

너에게 쓴 마음이

벌써 내 일생이 되었다.

마침내는 내 생生 풍화되었다. 


(그리움은 돌아갈 자리가 없다, 작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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