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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12

Schumann - Fantasy in C Major, Op.17 III. Langsam getragen... - Kissin Schumann - Fantasy in C Major, Op. 17 - III. Langsam getragen, Durchweg leise zu halten - Evgeny Kissen(Kissing plays Schumann, Sony, 2010)이 연주는 1992년 10월 말 비엔나에서 녹음된 것이다. 나는 종종 원곡을 씨앗에, 연주를 바람에 비유한다. 훌륭한 씨앗을 연습을 통해 잘 키워내다가 어느 순간의 연주라는 바람으로 내게 불어오는 곡. 슈만의 환상곡 가운데 키신의 이 연주도 그렇다. 같은 연주자라고 해서 언제나 같은 바람을 불어보내는 것은 아니다. 정확히 언제 처음 녹음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2005년에 SACD로 리마스터한 앨범의 연주는 또 다르다. 닮기는 했지만 같지는 않다. 그 약간의 차.. 2017. 3. 5.
Shubert - Impromptus In F Minor, Op. 142/1, D 935 - Alfred Brendel 슈베르트의 생몰년(1797-1828)을 알면 사뭇 놀라게 된다. 서른한 해를 살면서 어쩌면 그런 곡들을, 그렇게나 많이 남겼는지. 수줍음 많았던 그는 베토벤과 불과 2km 거리에 살고 있으면서 내내 베토벤을 만나고 싶어했지만 베토벤이 죽기 1년 전에야 그를 만나게 된다. 슈베르트는 가곡으로 특히 유명하고 분덜리히의 겨울나그네는 내게도 무척 소중하지만 어쩐지 즐겨 듣게 되는 것은 그의 피아노곡들, 현악사중주다. 알프레드 브렌델은 내 생각에 슈베르트에 탁월한 듯하다. 따뜻하고 감미롭고 서글프고 애틋하고 다정한 즉흥곡이다. '듣다(listen)'라는 단어는 '침묵하다(silent)'라는 단어와 같은 글자들로 이루어져 있다The word 'listen' contains the same letters as the.. 2017. 1. 30.
Max Richter - Dream 1 Max Richter - Dream 12015, DG무려 8시간 24분 29초의 작업. "잠은 우리 모두가 하는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죠.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냅니다. 그리고 잠은 내가 어려서부터 좋아하던 것 중 하나였어요. 잠은 휴식 상태의 우리의 의식이 곧 음악을 위한 공간이 될 수 있음을 알기 위한 시도입니다.(대충 이런 뜻?) 내겐 그래요."(Sleeping is one of the most important things we all do. We spend a third of our lives asleep and it's always been one of my favourite things, ever since I was a child. ... For me, Sleep is an.. 2017. 1. 30.
Beethoven - Sonata No. 5 In F, Op. 24 "Spring" - Arrau & Grumiaux 아라우와 그뤼미오가 협연한 드문, 아니 거의 유일한 디스크. 그러나 베토벤 소나타 5번 '봄'의 아름다움을 내 귀에 각인시킨 것은 1970년대 중반 녹음한 이 두 사람의 연주였다. 지극히 서정적인(아무래도 내 취향이 이쪽인 듯하다) 연주. 아라우나 그뤼미오 모두 베토벤에 탁월했는데 그 두 사람이 만나 함께 연주한 것이 드물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고 그래서 이 앨범은 더욱 빛을 발하는 듯하다. 2017. 1. 21.
Bach - Without Words - Anna Christiane Neumann 무언가는 대개 멘델스존의 것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바흐에게도 무언가가 있다. 듣다 보면 확실히 바흐 냄새가 난다. 그의 전주곡과 푸가와도 많이 닮아 있다. 그만큼 감미롭고 따스하다.이 앨범은 불과 얼마 전, 2015년에 출시된 것으로 독일 출신 프리렌서 피아니스트이자 음악 선생님 안나의 데뷔 앨범. 데뷔 앨범이지만 원숙미가 느껴지기까지 하는 연주. Anna Christiane Neumann (사진 출처: http://www.genuin.de)그녀는 독일 라이프치히Leipzig의 멘델스존 음대에 소속되어 있다. 무언가로 명성을 떨치기도 한 멘델스존, 대학의 바흐 무언가 연주자라니. 그나저나 카젤의 블푸 씨는 안녕하시려나. Bach - Gottes Zeit ist die allerbeste Zeit, BWV.. 2017. 1. 15.
Mendelssohn - Piano Concerto No.1 - Peter Katin 멘델스존 피아노 협주곡의 서정성을 극대화하고 있는 연주. 원래 Ogdon의 연주를 들으려 구했던 것인데, 듣다 보니 1번은 Katin의 연주다. 2악장은 상심하리만큼 아름답다. 예전에도 이 곡을 안 들어본 건 아닐 텐데, 카틴의 연주를 듣고서야 이 곡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다. 그런 연주가 분명 있다고 생각한다. 내 마음에 곡을 꽂아주는 연주, 아니 내 마음을 두드리는 연주. 같은 곡에 대해 수많은 연주가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 내 가슴을 두드리는 연주는 따로 있다. 예전엔, 좋은 곡은 누가 연주하든 좋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정말 좋은 곡이라 생각했는데 어떤 연주는 그냥 별 감흥이 없이 흘려듣게 된다. 곡이 씨앗이라면 연주는 자라나는 그것의 향기를 내게 보내주는 바람이라고 할까. 아무.. 2016. 9. 30.
Beethoven - Piano Sonata No.29 in B-flat major Op.106 - Brendel Beethoven - Piano Sonata No.29 in B-flat major Op.106 - Brendel Alfred Brendel의 느릿느릿하면서도 기교 없는 듯하면서도 서정이 짙이 배인 연주. 함머클라비어(대형 피아노) 소나타로도 유명한 이 곡은 보통 첫 번째 악장이 유명하지만, 난 특히 절제된 브렌델의 감성이 가장 잘 느껴지는 3악장 Adagio sostenuto를 좋아한다. Wild, Backhaus, Wehr, 김선욱, Sokolov, Gilels 등이 연주한 함머클라비어도 들어보았는데, 개인적으로 브렌델의 연주가 압도적으로 좋았다. 2016. 4. 1.
Beethoven - Piano Sonata No.13, Op.27 No.1 - Claudio Arrau, BBC Legends Beethoven - Piano Sonata No.13, Op.27 No.1 - Claudio Arrau, BBC Legends BBC Legends 시리즈에는 훌륭하고 오래된 연주들이 많다. 옆집 아저씨같은 수더분한 모습에 피아노, 뭐 그거 별거 있어? 하며 쳐대는 연주, 인생 뭐 별거 있나, 하는 듯, 그래서 괜시리 서글퍼지는 연주. 2015. 10. 9.
Beethoven - Piano Concerto No.4 - Emil Gilels & Philharmonia Orch. 1957 클래식을 듣다 보면 이 많은 연주들을 대체 언제 다 했으며 이 긴 연주를 어느새 익혔을까 싶기도 하고 또 도대체가 끝을 알 수 없이 많은 명연들에 감탄하게 된다. 베토벤의 피아노 콘체르토엔 특히 많은 연주들이 있는데내가 단연 좋아하는 연주는 길렐스가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1957년에 협연한 이 연주다. 큰체르토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연주자와 오케스트라의 조화도 일품이다. 악장 전체가 아름다워서 하이라이트를 꼽기도 민망할 지경이다. 길렐스의 이 연주는 좀 과장하자면 이승과 저승, 현실과 꿈의 경계에 있는 연주 같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4번 연주들 가운데, 이 연주에 버금 가는, 내가 좋아하는 연주는 Curzon과 Kubelik의 연주다. Curzon의 무게감, 강렬함과 쿠벨릭의 웅장하고 투박함이 .. 2015. 10. 9.
Schubert - Fantasie C-Dur for Violine und Klavier D934 - Schiff & Shiokawa Andreas Schiff(Klavier), Yuuko Shiokawa(Violine)너무나 아름다워서 집중할 수 없는 곡. 달콤함과 쓰라림과 아련함이 함께 사무치는. 시프와 시오카와의 이 연주도 좋지만 Mullova와 Labeque의 연주도 참 좋음. 또 하나 빠뜨릴 수 없는 것이 이자벨레 파우스트와 멜니코프의 연주. 무언가 매끈한, 깔금하게 가다듬어진, 단정한 연주. (2017-3-10 추가) 2015. 9.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