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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7

[영화] 택시운전사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영화에 대한 만족도는 기대치를 크게 웃돌지 못하였다. 그건 영화 탓이 아니다. 다음 두 가지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첫째, 개봉한 지 시간이 꽤 흘러 이 영화가 아주 유명한 영화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나의 기대치가 컸던 탓이다. 유명해진 영화인 만큼 대략의 줄거리도 알고 있었던 것이 흥미를 반감시킨 요인이 되지 않았나 싶다. 둘째, 역사적으로 중요한 큰 사건을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건 자체가 갖는 무게감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들, 이를테면 광주민주화운동을 포함하여 임진왜란, 병자호란, 삼일운동, 한국전쟁, 6월항쟁, 세월호침몰사건 등을 다룬다면, 영화로서 일정 정도의 흥행이 담보됨과 동시에 특출나게 돋보이는 영화로 만들기는 어렵다는 것이.. 2020. 8. 9.
[영화] 월터의 상상은 현실이 된다 필름 시대가 저물어가는 즈음, 잡지사 LIFE에서 사진 인화를 맡고 있는 40대의 월터 미티. 그는 특별한 일을 겪어 본 일이 없고, 딱히 어딜 여행한 적도 없으며, 같은 잡지사에 근무하는 마음에 둔 여성 셰릴에게 직접 대시를 할 만한 배짱도 없어 굳이 데이트 앱을 통해 셰릴에게 하트나 날리려 하는 소심한 인물이다. 그런데 잡지사가 온라인화되면서 구조조정이 일어나고, LIFE지 인쇄판은 마지막호 간행만 남겨두고 있다. 세계적인 사진작가 숀 오코넬은 LIFE지에 사진을 게재할 때 전적으로 월터에게만 인화를 맡긴다. 월터와 숀을 한 번도 직접 만난 적이 없었지만, 월터는 숀의 촬영 의도에 가장 근접하게 인화를 해주던 숀의 최고의 파트너였던 것. LIFE지 마지막호 표지사진으로 써주길 부탁한 숀이 지목한 것은.. 2020. 8. 5.
[영화] 오피스 (feat.기주봉 아저씨) 스릴러? 공포 영화? 이 영화의 장르는 스릴러라고 하지만, 내게는 거의 공포 영화였다. 범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리며 공포를 느끼게 함과 동시에 흥미를 끄는 것이 스릴러라면, 이 영화는 분명 스릴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사무실을 무대로 한 공포 영화. 그렇다고 귀신이 나온다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내 보기 힘들었다. 한편으로는 주인공들의 마음이 이해는 되었지만, 아무튼 나는 피를 보기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융통성(임기응변)이 조금 부족하고 그저 성실하기만 한 인간이 따돌림을 당하는 회사 사무실, 이라는 설정이 조금 극단적이기는 하지만 뭐 그거야 현실의 부조리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위한 설정이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고 그렇게 피해를 입은 이들이 복수를 한다는 설정도 비현실적.. 2020. 8. 4.
[영화] 방황하는 칼날 일본의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원작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 . 영화 초반을 보고 제목의 의미, 앞으로 전개될 사건의 추이가 짐작이 되었다. 칼날은 곧 경찰이 겨누는 목표물, 그것이 방황한다는 것은 딸의 죽음에 복수를 하려는 아빠를 향한 경찰의 태도를 뜻한다는 것을.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의 영화로 을 재밌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의 소설은 조금 읽다가 포기한 기억도 있다. 사실 그의 원작이라는 걸 알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영화에 대해 큰 기대는 없었다. 다소 흥미 본위의 스릴러가 아닐까, 막연히 잠작했는데, 절대 그렇지는 않았다. 무겁고 힘겨운 영화였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이 문제(청소년 강력 범죄를 연령 때문에 가볍게 처벌하는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근래.. 2020. 7. 30.
[영화] 홍반장 - 어디선가 누군가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 이 영화는 2004년도 영화지만, 느낌상으로는 더 오래 된 영화 같다. 개봉 당시 상영관에서 직접 본 영화다. 누구와 함께 보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즈음 영화를 볼 때마다 생각했다. 먼 훗날 이 영화를 떠올리면 이 사람도 함께 떠오를까. 허나 대개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영화는 기억나지만 함께 본 사람은 기억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 당시에 상당히 재미있게 보았었는데, 이제 다시 보니 이게 정말 2004년도 영화인가 싶을 정도로 낡았다. 엄정화가 낯설었지만, 김주혁은 반가웠다. 사실 이 영화를 다시 본 이유는 김주혁 때문이다. 이제는 고인이 된 그의 풋풋한 시절 모습을 다시 보고 싶었다. 김주혁 영화 가운데 두 번 이상 본 영화는 (2010)이다. 두 영화 사이에는 6년이라는 시차가 존재하지만.. 2020. 7. 29.
[영화] 천문 !!!스포 주의!!! 다음이든 네이버든 평점이 상당히 높다. 걸출한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웬만한 영화에서는 한 명 나올까말까 한데, 한석규, 최민식, 허준호, 김태우... 이런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신구, 오광록도 출연했고. 이 배우들의 연기력이야 말해 무엇하랴. 이 영화의 특이한 점이라면 남녀 간 로맨스가 없다는 것이다. 대신 브로맨스라면 브로맨스라 이를 만한 상황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한석규는 세종, 최민식은 장영실이다. 한석규가 세종? 음, 납득할 만하지. 최민식이 장영실? 음, 잘하겠는걸? 그런데 이 두 배우를 함께 모아놓고 보니 뭔가 조화롭지 못하다. 두 배우 다 엄청난 카리스마가 있는 이들인데, 이 둘을 모아 놓다니.. 이 영화의 가장 아쉬운 점이라면 그 점이라 하겠다. 세종의 훈민정음.. 2020. 7. 28.
[영화] 기묘한 가족 나는 좀비영화는 거의 보지 않는다. 애초에 좀비의 존재를 믿지도 않으니 좀비영화가 흥미로울 리 없다. 사실 도 좀비 영화라는 점 때문에, 정재영 씨가 주연을 맡은 걸 알고도 선뜻 보기를 미루어오다가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다. 다 보고 나서는, 좀비는 남지 않고 역시 정재영만 남는다. 아, 이 영화에 초반부터 등장하는 이상한 좀비 쫑비는 그래도 개성이 있고 흥미로운 면이 있는 좀비였다. 그는 사람을 물어뜯기보다 양배추를 좋아하는 좀비다. 그가 양배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양배추밭에 당도하여 천국에 당도한 듯 기뻐하는 데서 알 수 있다. 심각한 좀비 영화가 아니라 코믹한 좀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여동생 혜걸(이수경 분)과 이상한 좀비 쫑비(정가람 분)의 러브라인이 좀 이상하였고, 후반부에 좀.. 2020. 7. 24.
[영화] 무뢰한 우리나라 배우 중엔 훌륭한 배우들이 많다. 전도연도 그중 하나. 그저 존재하는 것 자체만으로 느낌이 있다. 다시 말하면 존재감이 크다. 어두운 분위기, 단조로운 플롯, 감정 이입이 안 되는 형사와 술집 마담의 사랑에는 공감이 잘 안 되기도 했지만 전도연의 연기력은 부정할 수 없다. 전적으로 전도연이 인공호흡을 한 것 같은 영화. ★☆ 2020. 7. 23.
[영화] 임금님의 사건수첩 스타일이 약간 다른, 진지하게 웃긴 두 배우 이선균과 안재홍의 콜라보가 돋보이는 . '코믹', '수사', '활극' 모두 다 있는 영화. 포스터만 보면 '코믹'에 초점이 맞춰져 있을 것 같지만 뜻밖의 수사 대목도 살짝 가미되어 있고 나름 활극도 있는 영화이며, 의외로 상당한 풍자를 품고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그저 아무 생각 없이 웃고 볼 수만은 없는 영화라는 말이다. 정황상 왕(이선균 분)이 죽게 되자 환호하는 대신들을 보며 현대사에서도 힘겹게 홀로 싸워온 분들이 떠올랐다. 무슨 예문관 검열이 수염이 없을 수가 있나, 내시가 아닌데 수염이 없는 신하가 수두룩하질 않나 그런 것들이 처음에 눈에 거슬리기도 하였지만, 뭐 '코믹' 수사 활극이지 않은가! 녹음에 문제가 있었는지 대사가 잘 들리지 않는 대목도 있.. 2020. 7. 23.
[영화] 경계선 Gräns # 인간 # 트롤 # 경계선 Gräns ​ ​ 어둡고, 낮고, 다사로운 이야기일 것이라고 포스터를 보고 처음 생각했다. 다 보고 난 뒤에 이 영화는 어둡고, 낮고, 다사롭고, 슬픈 이야기임을 알았다. ​ ​ # 냄새 ​인간이 진화를 하면서 가장 퇴화된 감각이 후각 아닐까 싶다. 주인공 티나는 세관에서 근무하면서 독특한 방식으로 범법자를 감별해 낸다. 처음에는 후각을 이용해 술이라든가 마약과 같은 것을 찾아내는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그가 코로 맡을 수 있는 냄새는 그런 것뿐만이 아니었다. 증오심, 수치심의 냄새도 코로 맡을 수 있었던 것이다. 난 이 설정이 참 마음에 들었다. 물론 인간이 코로 사람 마음의 냄새까지는 맡지 못하겠지만 과연 인간은 감각들을 통해 타인의 마음을 읽기 때문이다. ​ 영화를 보고.. 2020. 7.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