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문학동네, 2012. 매우 얇은 책이다. 시집 같은 책이다. 무척 흥미로운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몇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첫째, 소설의 화자는 사랑하는 남자 A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A를 사랑하는 자신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 드러나는 A는 외국인으로서 동구의 어느 나라 사람이라는 것, 일 때문에 파리에 머물렀다는 것, 아내가 있다는 것, 물건을 집을 때 낚아채듯 집는다는 것, 푸른 눈에 큰 키의 남자라는 것 정도다. 끊임없이 화자는 A를 향한 자신의 욕망,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둘째, 화자는 오로지 A와의 육체적 사랑만을 갈망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육체적 사랑도 사랑의 소중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어쩐지 취향의 공..
2019.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