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아릿/行

[行] 봄, 꽃

by leitz 2021. 3. 26.

소월이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라 하였듯 꽃은 봄에만 피는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꽃이 피어야 봄이 왔다고 생각한다.

백목련의 색은 그냥 흰색이 아니라

한없이 투명하고 서글픈 하양이다. 

자목련을 예전에는 난잡한 꽃이라 여겼으나

제법 정갈한 자목련도 있었다. 

 

나리의 축에도 못 끼어 '개'나리라 하지만 

개나리의 노랑도 그냥 노랑이 아니다.

촌스럽고 싸보이고 흔한 꽃이라 생각되지만

그 노랑 속에는 아릿함과 처량함이 한가득이어서 보고 있자면 마음이 편치 않다. 

아, 봄에 시름겨웠던 것은 이런 봄꽃들의 서글픔, 아릿함 때문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