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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27

북촌방향 영화를 처음 보았을 때, 역시 여자들은 빈말에도 잘 속는 것인가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솔직하지만 역시 찌질하고, 똑똑하지만 기껏 자기합리화에나 그걸 쓰고 그래서 남 얘기 같지 않았던 영화. 2009년 이전의 삼청동, 인사동이 그립기도 하다. 특히 가게 안에서 마음대로 담배 피는 모습은 참 먼 나라 풍경 같다, 벌써. 대략 열 번은 더 본 것 같은데, 볼 때마다 성준이 혼자 피아노 치는 연습을 해서 연주하는 것처럼 나도 피아노를 잘 쳐보고 싶다고 생각한다. 볼 때마다 그런 생각을 하지만, 5년 넘도록 아직 피아노를 치지는 않고 있다. 다음에 또 볼 때 또 피아노 치고 싶겠지. 2015. 6. 15.
극장전 인제 생각을 해야겠다. 정말 생각이 중요한 것 같애. 끝까지 생각하면 뭐든지 고칠 수 있어. 담배도 끊을 수 있어. 생각을 더 해야 돼. 생각만이 나를 살릴 수 있어. 과연?그렇게 굳게 믿을 수 있었던 시기가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그냥 가끔 빈말도 하면서 무던하게 사람들과 어울리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그러지 못하는 동수(김상경)에게 일말의 동질감을 느끼기도 한다. 개봉한 지 벌써 10년이나 되었다. 옛날(?) 서울 풍경도 보고, 옛날 차들도 보고, 좋다.동수가 흥얼거리며 연습하던 도원경의 '다시 사랑한다면'도 좋고.여기 나온 김상경도, 하하하에 나온 김상경도 혹시 그냥 김상경이 아닐까.왠지 비슷하단 말야 2005년 5월 / 홍상수 감독 작품 / 김상경, 엄지원 2015. 6. 9.
잠수종과 나비 나비처럼 자유로운 상상력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데에는 한쪽 눈이면 충분했다.이 영화는 편집장이 희귀병에 걸려 왼쪽 눈을 제외하고 전신이 마비되어 왼쪽 눈만으로 1년 여간 작업 끝에 책을 출간했다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다. 책 이름은 우리나라에 '잠수복과 나비'로 번역되어 있는데, 어쩐지 '잠수복'보다는 '잠수종'이 더 좋다.간만에 본 낯익은 얼굴 막스 폰 시도우(주인공의 아버지역)도 반가웠다. '정복자 펠레' 이후 오랜만.2008년의 첫 영화는 '원스'였고 두 번째 영화가 이 영화였다. 참으로 힘겹던 그때. 2008. 2. 17. 광화문 시네큐브 그리고 최근(2016년 말),글렌 굴드의 음반을 듣다가 이 영화에 삽입된 곡이 굴드가 연주한 바흐의 피아노협주곡 5번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굴드는 바흐에 정통.. 2015. 6. 7.
봄날은 간다 사랑이 이만큼 다가왔다고 느끼는 순간,봄날은 간다 은수: 우리 헤어지자. 상우: 내가 잘할게.은수: 헤어져.상우: 너 나 사랑하니? (1초) (2초) (3초) (4초) (5초)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상우: 헤어지자. 만나고 사랑하고 다투고 헤어지는 일련의 연애 과정,언젠가 사랑이 시시하다고 느껴졌을 때, 슬펐다.그러나 역시 언제나 사랑은 환희와 아픔의 거룩한 도정. 2015. 6. 7.
하하하 "아는 것만 보이는 거 좋은데요, 사실 제 생각엔 몰라야 더 보이는데..." "그 눈으로 보아라. 그럼 힘이 저절로 날 것이다. 네 머릿속의 남의 생각으로 보지 말고 네 눈을 믿고 네 눈으로 보아라." 누구나 가지고 있는 찌질함을 천연덕스럽게 연기한 김상경에게 경의를! 홍상수 감독 작품 / 김상경, 유준상, 문소리, 예지원 2015. 6. 7.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언젠가 당신은 그 남자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야" 라고 베르나르가 조용히 말했다."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지.우리는 또 다시 고독하게 될 거야. 그렇더라도 달라질 건 없어.거기엔 또 다시 흘러가버린 1년이란 세월이 있을 뿐." "그래요, 알고 있어요"라고 조제가 말했다. 뭐 이런 사랑이 다 있나 싶지만,그래도 면면이 다 진실되어 공감이 되는 . 2015. 6. 7.
The Band's Visit 어쩌면...이런 게 당신 협주곡의 피날레 아닐까요?트럼펫과 바이올린의 거창한 합주가 아니라이런 일상의 평범함으로 끝을 맺는 거죠.슬프지도 행복하지도 않게그냥조그만 방과램프침대잠자는 아기그리고...묵직한 고독감으로. 2015.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