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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기묘한 가족

by leitz 2020. 7. 24.

2019 / 감독  이민재 / 주연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나는 좀비영화는 거의 보지 않는다. 애초에 좀비의 존재를 믿지도 않으니 좀비영화가 흥미로울 리 없다.

사실 <기묘한 가족>도 좀비 영화라는 점 때문에, 정재영 씨가 주연을 맡은 걸 알고도 선뜻 보기를 미루어오다가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다.

다 보고 나서는,

좀비는 남지 않고 역시 정재영만 남는다.

아, 이 영화에 초반부터 등장하는 이상한 좀비 쫑비는 그래도 개성이 있고 흥미로운 면이 있는 좀비였다.

양배추를 좋아하는 좀비

그는 사람을 물어뜯기보다 양배추를 좋아하는 좀비다. 그가 양배추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양배추밭에 당도하여 천국에 당도한 듯 기뻐하는 데서 알 수 있다.

심각한 좀비 영화가 아니라 코믹한 좀비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이 영화는.

여동생 혜걸(이수경 분)과 이상한 좀비 쫑비(정가람 분)의 러브라인이 좀 이상하였고,

후반부에 좀비들이 들끓는 장면(좀비영화다 보니 생략할 수 없었겠지만)이 역시 적응하기 어려웠지만

그럼에도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은,

정재영의 연기, 특히 충청도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그 능력 때문이었다.

전에 <마이 캡틴 박대출>이나 <나의 결혼 원정기>에서는 경주나 예천의 사투리를 능숙하게 구사하여

(물론 내가 그 두 곳의 사투리 차이를 미세하게 구분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나는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 배우 정재영의 고향이 경상도인 줄 알았다.

이 영화를 보면서는 이 사람, 고향이 충청도인가? 하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내 고향이 충청도인데, 이질감 없이 사투리를 구사했다.

충청도 사투리는(다른 지방 사투리도 그런 면이 있겠지만) 어휘와 억양만으로 온전히 표현하기 어렵다. 

어떤 상황에 적절한 충청도만의 대응, 이란 게 있는 것 같다. 그걸 기가 막히게 잘 표현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정재영 씨 고향은 서울이라는 것이다. 그의 연기는 그저 타고난 능력에서 구현되는 것이 아니었다.

정말 노력을 많이 하는 듯. <나의 결혼 원정기> 촬영 때에는 경북 예천에서 유준상과 합숙을 해 가며 사투리를 익혔다고 하니.

 

흥미 포인트: 정재영의 완벽에 가까운 충청도 언어 구사 + 양배추를 좋아하는 좀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