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미
복효근
울음 수직으로 가파르다
수컷이라고 한다
보여줄 수 있는 것이 울음뿐이었을 때
그것도 한 재산이겠다
배 속이 투명하게 드러나 보이는 적빈으로
늘 난간에 매달려
기도 외엔 속수무책인 삶을
그대에게 갈 수 있는 길이
울음밖에 없었다면 믿겠나
7년 땅속 벌레의 전생을 견디어
단 한 번 사랑을 죽음으로 치러야 하는
저 혼인비행이
처절해서 황홀하다
울고 갔다는 것이 유일한 진실이기라도 하다면
그 슬픈 유전자를
다시 땅속 깊이 묻어야 하리
그 끝 또한 수직이어서 깨끗하다
(『따뜻한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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