三월이 오고
장석남
3월이 오고 또
저녁이 오네
열두 겹으로 사랑이 오네
물 이랑이 밀고 오는 것,
물 이랑이 이 江岸을 밀어서 내 앉은 자리를 밀어서
나를 제 어깨에 초록으로 앉히고는 일어서 가는데
불이 한 점이 켜지고 또 꺼지고
목련이 정수리에서부터 피어 내려오는데
처음의 서늘한 입맞춤이 조금씩
더워지고 더워지고
3월이 오고 꽃밭마다
꽃이 와 앉고
잎이 솟고 솟고
열두 겹 사랑이 오네
조금 더 작아져서 살아갈 일을
우리는 이마에 물들이네
초록 이마로 물들이네
'산이 >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효근, <어머니의 힘>과 <빈집> (0) | 2018.10.16 |
---|---|
장석남, 가을볕 (0) | 2018.10.02 |
복효근, 매미 (0) | 2017.08.03 |
문정희, 혼자 가질 수 없는 것들 (0) | 2017.07.20 |
이문재, 봄날 (0) | 2017.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