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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turias 작은 의자를 들고 가 하루 종일 앉아 너만 바라보고 싶던, 말 없이 미소만 짓던 너는 너와 닮았다 Feb 2015 / Asturias / ND 2015. 6. 7.
Zino Francescatti KBS Classic FM 오후 2시부터 하는 . 이 프로를 듣기 시작한 지 10년이 다 돼 간다. 한결같이 진행을 맡아 온 정만섭 씨의 오프닝 목소리가 들려오기 전, 난 이 시그널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설레기 시작한다. ​바로 타르티니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지노 프란체스카티의 이 연주가 바로 그 시그널곡. Tartini/Kreisler Variations on a Theme by Corelli(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Zino Francescatti (Vn.) Edmond de Stoutz (지휘) The Zurich Chamber Orchestra 4:45​ 아참, 얼마 전 집에 오는 차 안에서 라디오를 듣다가 깜짝 놀랐다. 내가 애청하는 프로그램이 두 개인데, 명연주 명음반과 당신의 .. 2015. 6. 7.
Puffin Jul 2014 / Iceland 2015. 6. 7.
The Band's Visit 어쩌면...이런 게 당신 협주곡의 피날레 아닐까요?트럼펫과 바이올린의 거창한 합주가 아니라이런 일상의 평범함으로 끝을 맺는 거죠.슬프지도 행복하지도 않게그냥조그만 방과램프침대잠자는 아기그리고...묵직한 고독감으로. 2015. 6. 6.
Karakul Aug 2011 / Xinjiang China / GF1 2015. 6. 6.
이창기, 심경心境 11 심경心境 11 _하물며 네가 떠난 뒤에야 이창기 동지섣달 추위에 애지중지 키운 강아지 여섯 마리 중 한 마리는 잃어버리고 두 마리는 남 주고 이렇게 저렇게 다 떠나고 마침내 혼자 남아 입춘 경칩을 제멋대로 쏘다니는 봄 강아지 한 마리 그 곁에 가면 물씬 풍기는 어미 개 냄새 너, 알지? 2015. 6. 6.
이동순, 흘러간 날 흘러간 날 -이동순 그대와 마주 앉아서 해가 아주 저물어버린 날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브 몽땅이나 줄리에뜨 그레꼬의 샹송을 들었던 저녁이었을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서 음악도 꺼지고 길거리의 가로등이 하나 둘 밝아올 때도 우리는 불을 켜지 않고 어둠 속에서 서로를 가만히 바라보던 어느 흘러간 날이 있었습니다 (꿈에 오신 그대, 문학동네) 2015. 6. 6.
최두석, 매화와 매실 매화와 매실-최두석 선암사 노스님께꽃이 좋은지 열매가 좋은지 물으니꽃은 열매를 맺으려 핀다지만열매는 꽃을 피우려 익는다고 한다매실을 보며 매화의 향내를 맡고매화를 보며 매실의 신맛을 느낀다고 한다 꽃구경 온 객도 웃으며 말한다매실을 어릴 적에는 약으로 알고자라서는 술로 알았으나봄을 부르는 매화 향내를 맡고부터는봄에는 매화나무라 부르고여름에는 매실나무라 부른다고 한다. (꽃에게 길을 묻는다, 문학과지성사) 2015. 6. 6.
이병률, 아주 넓은 등이 있어 아주 넓은 등이 있어-이병률 종이를 잘 다루는 사람이고 싶다가나무를 잘 다루는 사람이고 싶다가한때는 돌을 잘 다루는 이 되고도 싶었는데이젠 다 집어치우고 아주 넓은 등 하나를 가져달(月)도 착란도 내려놓고 기대봤으면 아주 넓고 얼얼한 등이 있어가끔은 사원처럼 뒤돌아봐도 되겠다 싶은데 오래 울 양으로 강물 다 흘려보내고손도 바람에 씻어 말리고 내 넓은 등짝에 얼굴을 묻고한 삼백년 등이 다 닳도록 얼굴을 묻고 종이를 잊고나무도 돌도 잊고아주 넓은 등에 기대한 시절 사람으로 태어나한 사람에게 스민 전부를 잊을 수 있으면 (바람의 사생활, 창비) 2015. 6.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