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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범죄의 여왕 한정된 장소 안에서 펼쳐지는 나름 재미있는 스릴러. 잠깐 지나가다 출현하는 안재홍을 제외하고는 모두 처음 보는 배우들, 그러나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던 영화. 피를 잘 못 보는 나로서는 보기 어려운 장면도 조금 있었지만, 잔인한 장면이 주는 아니었고 가늠할 수 없는 미스터리한 사건의 진행이 신선했던 영화.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배우들 연기도 평균적으로 매우 좋았다. 참 매력적인 엄마 역을 맡은 것은 박지영 씨. 호기심 한가득의 불굴의 여인. ★★★★ 2020. 7. 15.
[영화]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 정재영 정재영 영화는 대개 리얼리즘의 맛으로 보는 영화는 아니다. 과장됨, 상징성, 메시지, 그리고 극 중에 심취한 정재영만의 순수함이랄까 아우라랄까 그런 것들이 정재영 영화를 정재영 영화답게 만드는 것 같다. 그러니까 배우 정재영은 변화무쌍한 연기자는 아닐지라도 그 존재 자체만으로 값어치를 하는 배우, 라고 생각한다. # 열정, 같은 소리 하고 있네 정재영의 영화들, 이를테면 로 대표되고 , 같은 작품이 뒷받침하는, 그저 그가 주연을 맡아 그의 영화답게 되어버린 영화들에서 정재영은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로 등장하여 존재 자체만으로 빛을 발한다. 물론 같은 작품은 보다가 '헐' 하기도 했지만. 이 또한 그렇다. 욕을 입에 달고 사는 다혈질 부장기자로 이 영화에 출연한 그는, 그러나 따뜻하고 (나름) 순.. 2020. 7. 12.
[국내] 청도 운문사의 가을 용문사의 은행나무와 함께 세간에 널리 알려진 청도 운문사의 은행나무. 수령이 400년이 넘었다고 한다. 두 그루가 나란히 이렇게 오래도록 건강할 수 있는 것은 암나무(좌)와 수나무(우)가 함께이기 때문일까. (얼핏 보니 왼쪽 나무에는 은행이 잔뜩 열려 있는데 오른쪽 나무는 그런 것 같지 않아 이렇게 추측했을 뿐이다.) 예전엔 언제든 볼 수 있었는데, 요즈음엔 은행나무가 있는 승가대학 쪽을 1년 중 며칠만 개방한다고 한다. 운 좋게도 개방을 시작한 지난 2019년 11월 1일에 가보게 되어 은행나무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운문사의 장관 중 또 다른 하나는 매표소에서 운문사까지 가는 산책로의 수나무들이다. 소나무는 경주 남산 소나무, 태안 천리포(만리포) 소나무가 유명한 것으로 아는데, 운문사의 소나무 .. 2019. 11. 3.
[책] 위화(余華), 글쓰기의 감옥에서 발견한 것 어느새 우리에게도 익숙해진 , 그리고 영화로도 유명해진 등의 작가 위화의 강연집. 위화에게 '감옥'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였다. 그는 작가 초년 시절에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디테일'에 감명을 받았고 작풍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러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오히려 함정, 곧 감옥임을 깨닫게 되었고 그 시점에 만난 것이 카프카의 였다. 를 만나면서 위화는, 소설이란 자유롭게 쓰는 것, 이란 생각을 갖게 되었다. 위화에게 첫 번째 스승은 가와바타 야스나리였다고 한다. 그리고 두 번째 스승이 카프카였다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 가와바타 야스나리는 감옥이기도 했지만 분명 처음의 소중한 스승임에 틀림없다. 감옥에서의 생활이 없었다면, 그는 카프카를 만나고도 그것이 자유임을 알지 못하였을 것이다. 이 책은 최근 위화가 .. 2019. 6. 9.
[책]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아니 에르노, 단순한 열정, 문학동네, 2012. 매우 얇은 책이다. 시집 같은 책이다. 무척 흥미로운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이 책을 읽고 몇 가지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첫째, 소설의 화자는 사랑하는 남자 A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A를 사랑하는 자신에 대해 주로 이야기하고 있다. 소설 속에서 드러나는 A는 외국인으로서 동구의 어느 나라 사람이라는 것, 일 때문에 파리에 머물렀다는 것, 아내가 있다는 것, 물건을 집을 때 낚아채듯 집는다는 것, 푸른 눈에 큰 키의 남자라는 것 정도다. 끊임없이 화자는 A를 향한 자신의 욕망, 열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둘째, 화자는 오로지 A와의 육체적 사랑만을 갈망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육체적 사랑도 사랑의 소중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어쩐지 취향의 공.. 2019. 6. 1.
[만년필] REGAL the British Museum Commemoration Fountain Pen 출처: amazon.com REGAL the British Museum Commemoration Fountain Pen - M nib 싸고 좋은 물건은 참 드물다. 처음 들어보는 이 만년필에 대한 사람들의 찬사가 많기에 호기심에 구입해 보았다. 이 제품은 싸다. 3만 원 초반대에 구입한 것 같다. Massdrop에서 처음 보고 구입하려다가 어떤 이가, 차라리 아마존에서 사는 게 더 싸다고 하여 아마존에서 구입하였다. MD은 가끔 무슨 배짱인지 다른 곳보다 비싸게 공구를 진행하는 경우가 있다. 위 사진은 그럴싸해 보이지만 내가 받은 실제 물건은 이렇다. 물론 뭐 내가 사진을 잘 못 찍이서일 수도 있지만, 처음 케이스를 열어보고(심지어 케이스도 저렴한 기운이 팍팍 느껴졌다) 만년필에 실망했다. 무게감은 있지.. 2019. 3. 13.
[만년필] 파버 카스텔 - 에센시오 파버 카스텔 만년필은 처음 써보았다. 가벼우면서도 견고한 느낌이 들고, Ef 닙이지만 긁히는 느낌 없이 아주 가늘지도 않게 써진다. 매우 만족스럽다. 2019. 3. 10.
[핸드크림] 아로마티카 내추럴 코코넛 핸드크림 aromatica NATURAL COCONUT HAND CREAM 이젠 핸드크림 리뷰까지 하다니.그러나 내가 애용하는 제품이니, 정리하는 셈으로 적어본다.근래 화장품의 성분에 특히 신경을 써서 해로운 화학제품을 쓰지 않는 화장품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야 뭐 그런 데 크게 신경을 안 쓰는 편이지만. 겨울을 지나면서 핸드크림이며 바디로션을 성실히 사용하게 되었다. 이 아로마티카 내추럴 코코넛 핸드크림은 '내추럴 코코넛' 핸드크림이라지만 방점을 찍는다면 그것이 '코코넛'에 찍힐 게 아니라 '내추럴'에 찍혀야 옳을 것이다.무슨 말인가 하면, 굉장히 순하고 묽고 향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핸드크림은 물론 건조한 손에 대한 보습 목적으로 사용하지만, 향 또한 무시하지 못한다. 이 제품은 거의 향이 없다. 그리.. 2019. 2. 28.
[만년필] 대만의 실수, 트위스비 다이아몬드 580AL 대만의 실수, 라는 말은 대만이 평소 물건을 잘 만들지 못하는데 이번 물건만큼은 잘 만들었다, 뭐 그런 의미를 내포한 표현이라 하겠다. 그런데 대만은 평소에도 물건을 그다지 못 만들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이 물건은 의외로 형편없거나 의외로 매우 뛰어난 제품이란 것이다. 직접 써 보니 후자다. 만년필 생활 어언 1년 (원래 초반에 더 깊이 빠지는 법, 백 개까지는 아니어도 많이 적잖이 써봤다) 10만 원 정도의 가격에 이만한 만족감을 주는 만년필은 없었다. 티스토리에 만년필 리뷰를 쓰는 것도 순전히 이 녀석 때문. 포장은 소소하다. 쉐퍼 발로아처럼(물론 발로아를 좋아하지만) 묵직하고 커다란 패키지는 아니다. 심플하다. 우리나라에서 판매되고 있는 트위스비 만년필 중 최고사양, 까지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고가의 .. 2018. 11. 18.
복효근, <어머니의 힘>과 <빈집> 복효근 시인의 시집 『꽃 아닌 것 없다』를 읽었다. 다 읽고 나서 시가 끝나 키득키득거린 시도 있었고 읽고 나서 시가 끝나지 않아 뭉클뭉클거린 시도 있었다. 2018.10.16 어머니의 힘 어머니 비가 억수로 내려요 냅둬라 냅뒀다 비가 그쳤다 빈집 큰딸 집에 간 할머니 지난겨울 죽은지도 모르고 마당엔 동백꽃이 한창 2018. 10.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