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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영화] 방황하는 칼날

by leitz 2020. 7. 30.

감독 이정호 / 주연 정재영 이성민 / 2014

 

  일본의 추리소설가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 원작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 <방황하는 칼날>. 영화 초반을 보고 제목의 의미, 앞으로 전개될 사건의 추이가 짐작이 되었다. 칼날은 곧 경찰이 겨누는 목표물, 그것이 방황한다는 것은 딸의 죽음에 복수를 하려는 아빠를 향한 경찰의 태도를 뜻한다는 것을. 

 

아빠와 딸의 마지막 순간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의 영화로 <용의자 X의 헌신>을 재밌게 보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그의 소설은 조금 읽다가 포기한 기억도 있다. 사실 그의 원작이라는 걸 알고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그래서인지 영화에 대해 큰 기대는 없었다. 다소 흥미 본위의 스릴러가 아닐까, 막연히 잠작했는데, 절대 그렇지는 않았다. 

  무겁고 힘겨운 영화였다.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지만, 이 문제(청소년 강력 범죄를 연령 때문에 가볍게 처벌하는 문제)는 우리나라에서도 근래에 더욱 이슈가 되는 문제이기에. 무엇보다 딸이 잔인하게 죽는 장면을 어이없이 보게 된 아빠의 심정을, 겪어보지 않고서야 어찌 알겠는가. 무어라 이러쿵저러쿵 이야기할 수 있겠는가. 

아빠(정재영)와 경찰(이성민)

원작 소설은 어떨지 몰라도 매끄럽게 아주 잘 만든 영화다. 시나리오, 연출, 배우 구성, 배우의 연기 등 흠 잡을 구석이 별로 없는 영화라 생각한다. 다만 다루는 주제가 묵직하고 보기에 편치 않은 것이 (나에게) 문제라면 문제.

그래도 법에 맡기라고 한다, 가당찮은 법에게

 

정재영, 이성민 모두 '역시' 소리가 나도록 좋은 연기를, 이 영화에서도 보여 주었다. 정재영이 이런 배역을 맡는다는 게 조금 의외였지만, 영화를 다 보고 나서는 이런 배역 또한 아주 잘 소화해 낼 수 있는, 그 연기의 폭이 넓은 배우임을 알게 되었다. 기존에 출연했던 영화들, <김씨 표류기>나 <나의 결혼 원정기> 등에서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배역을 참 잘도 소화해 내었다.

 

아빠의 슬픈 마지막 꿈